
혼마 리에코 「이곳」
Art Gallery M84는 2026년 10월 20일(화)부터 혼마 리에코 사진전 『이곳』을 개최한다. 이번 사진전은 Art Gallery M84의 173번째 전시로 진행되는 개인전이다. 사진전 『이곳』은 「cube」와 「rooted」 두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. 「cube」에서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피사체와 바깥 세계와의 관계를 비추려 한다. 이 세상에는 많은 정보가 넘쳐난다.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뉴스나 익명의 악의, 언어의 흉기. 그것들에 접할 때, 자신의 껍질에 틀어박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.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바람과 그것을 이룰 수 없는 간극에서 생겨나는 갈등.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이 시리즈의 중심 테마이다. 작품에 등장하는 유리 상자는 안쪽을 사람의 마음, 바깥쪽을 현실 세계로 간주하여 그 둘을 가르는 경계를 나타낸다. 언뜻 보면 고독하고 폐쇄적인 이 상자는 동시에 스트레스 많은 현실에서 일시적으로 도피할 수 있는 '마음의 쉼터'이기도 하다. 자신 안의 나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탄생한 이 작품에는, 만약 자신과 같이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을 조용히 지켜주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. 「rooted」는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시간이 끝난 후에도 다른 형태로 이 세상의 일부로 계속 존재할 수 있다면——이라는 상상에서 탄생한 시리즈이다. 인간이라는 윤곽을 조용히 벗어나 하나의 생명에서 더 큰 생명의 순환으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. 이 시리즈에서는 식물, 유목, 모래, 풀밭 등 자연 속에 벌거벗은 몸을 놓는다. 옷을 벗고 사회적 정보를 잃은 몸은 점차 그 윤곽을 모호하게 만들고, 사람과 자연을 갈랐던 경계가 풀어진다. 만약 인생의 끝에 식물이 되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면.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, 몸은 조금씩 흙과 모래에 잠기고, 가지와 잎으로 덮여 마침내 풍경의 일부가 되어간다.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형태를 벗어나, 한때 자신도 그 일부였던 큰 생명의 순환으로 돌아가는 이미지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