살인의 추억
봉준호 · 촬영 김형구 · 2003

봉준호와 촬영감독 김형구는 1980년대 한국 농촌의 황금빛 논과 흙길을 넓은 화면에 펼쳐 놓고, 그 평온해 보이는 풍경 안에 풀리지 않는 사건의 막막함을 심어 둡니다. 영화를 여는 도랑 속 시신 장면은 낮은 시점과 들판의 넓이를 함께 써, 사건이 광활한 무관심 속에 묻혀 버릴 것을 예감하게 하죠. 흐린 하늘과 비, 진창의 질감은 진실에 다가갈수록 더 흐려지는 수사의 무력함을 화면으로 옮깁니다. 풍경과 빛으로 정서와 주제를 동시에 빚는 법을 배우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입니다.
이 프레임에서 배우는 것
탁 트인 농촌 들판과 낮은 시점의 첫 도랑 장면처럼, 풍경을 통해 어떻게 막막함과 미해결의 정서를 담는지 배워 보세요. 넓은 화면이 오히려 답답함을 부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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